Q.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인문계열 남학생입니다. 현재 내신 성적은 중상위권입니다. 요즘 제게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꿈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와 달리 주변 친구들은 하나 둘 장래희망을 찾아갑니다. 요리사가 꿈이라며 요리 학원에 다니는가 하면, 체육 교사가 될 거라며 체육학원에 가기도 해요. 국제기구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유학을 떠난 친구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너무 뒤처진 것 같아요. 뭘 위해 공부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장래희망은 꼭 있어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A. 많은 사람이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장래희망이 없는 학생들은 꿈을 가진 친구를 부러워하고 때론 자신이 뒤처져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중엔 일찍이 뚜렷한 꿈을 꾸고 일을 시작한 이들보다는 일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작은 성공을 겪으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 이들이 더 많습니다.

꿈은 '찾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일단 종이를 꺼내 그동안 내가 했던 일 중에서 좋아하는 것을 모두 적어보세요. 친구와 어울리기, 노래하기, 요리하기 등 여러 활동 중 재미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 목록 중에서 내가 잘했던 것과 잘하지 못했던 것이 무엇인지 가려보세요. 즐겨했던 축구를 잘하기까지 했는지, 친구 간 대화를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었는지 등 좋아하는 일 중 잘하는 일을 찾는 것입니다.

이 리스트를 가지고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인생의 가치관입니다. 즉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내가 꼭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삶을 사느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업적 안정, 심신의 여유, 자율적 삶, 금전적 보상 등 다양한 가치 중 나는 어떤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런 후 먼저 작성했던,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항목에서 이러한 가치관을 반영할 수 있는 분야나 직업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정말 도전해보고 싶은 몇 가지 분야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꿈을 찾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꿈을 만들어가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다른 것을 포기할 만큼 내게 의미 있는 것이라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진로 분야에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나아갈 수 있다면 매일 행복하고 가슴 설렐 것입니다.

이 과정은 짧은 시간에 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당장의 진학 문제 때문에 대충 꿈을 정하다 보면 언젠가 후회하는 시기가 옵니다. 많이 고민하고, 다양하게 경험하며, 독서를 하거나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들으며 꿈의 윤곽을 잡아보세요.

출처:조선에듀 김재국 서울 명덕고 진로진학상담교사